뉴욕에서 30년 넘게 살아온 휘트니 앤더슨은 어느 날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대도시의 높은 물가와 빠른 속도에서 벗어나 미시간의 조용한 작은 마을로 이주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녀는 누구도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선택을 합니다. 바로 128년 된 폐교회를 4만 5천 달러에 현금으로 구매한 것입니다.
'초우스(Chouse)'의 탄생 — 교회와 집의 만남
휘트니는 이 공간을 '초우스(Chouse)'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교회(Church)와 집(House)을 합친 단어로, 이 공간의 정체성을 그대로 담아낸 이름입니다. 구매 당시 건물은 교회 본관과 함께 목사관 주택(Parsonage)도 딸려 있었는데, 두 건물 모두 오랫동안 방치된 탓에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였습니다.
교회 본관의 면적은 약 3,500 평방피트(약 325㎡)에 달하는 넓은 공간입니다. 뉴욕에서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크기의 공간을 이 가격에 손에 넣은 셈이니,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놀라운 출발점이었습니다.
폐허나 다름없었던 건물의 실상
구매 직후 현실은 냉혹했습니다. 목사관 주택은 지붕 곳곳에서 누수가 발생하고 있었고, 내부 바닥과 벽은 수십 년간 방치된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교회 본관 역시 바닥이 경사져 있었고, 전기·배관 등 기본적인 설비도 대대적인 손질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이 건물을 처음 봤을 때 솔직히 두려웠어요. 하지만 동시에 여기서 무한한 가능성이 보였습니다." — 휘트니 앤더슨
그녀는 구매 후 곧바로 공사에 뛰어들지 않았습니다. 리모델링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무려 3~4년을 저축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목표 금액은 25만 달러. 뉴욕 생활을 정리하고 생활비를 최소화하며 한 푼 한 푼 모아나간 것입니다.
직접 땀 흘려 절감한 공사비
리모델링의 가장 큰 특징은 휘트니가 대부분의 작업을 직접 수행했다는 점입니다. 지붕 교체와 방수 작업, 경사진 바닥을 수평으로 맞추는 작업, 내부 벽 철거, 드라이월 설치, 페인트칠까지 전문 시공업체에 맡기면 수십만 달러가 훌쩍 넘을 공정들을 그녀 스스로 해냈습니다. 인건비를 아끼는 것이 전체 예산을 지키는 핵심 전략이었습니다.
특히 교회 바닥을 수평으로 맞추는 작업은 일반 주택 리모델링에서는 보기 드문 난이도 높은 공정입니다. 예배당 특성상 앞쪽을 향해 완만하게 경사진 바닥 구조를 주거 공간에 맞게 완전히 평탄화해야 했으니, 그 수고로움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이 갑니다.
소셜 미디어와 방송으로 비용을 충당하다
리모델링 과정을 소셜 미디어에 꾸준히 공유하면서 뜻밖의 기회도 찾아왔습니다. 브랜드 파트너십을 통해 주방 가구 설치 비용을 협찬받았고, 방송 출연을 계기로 대형 붙박이 책장 설치 비용도 충당할 수 있었습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의 면모가 리모델링 재원 마련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 셈입니다.
이처럼 그녀의 프로젝트는 단순한 집 수리를 넘어, 스스로의 이야기를 콘텐츠화하고 그것을 다시 현실적인 자원으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습니다. 현재까지 총 지출액은 19만 4천 달러이며, 최종 목표는 모든 리모델링을 40만 달러 미만으로 마무리하는 것입니다.
교회의 흔적을 살린 독특한 인테리어
휘트니가 이 공간을 특별하게 만드는 또 다른 이유는 교회의 원래 모습을 곳곳에 살려두었다는 점입니다. 128년의 세월을 담은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은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했습니다. 햇빛이 들어올 때 형형색색의 빛이 실내로 쏟아지는 모습은 어떤 인테리어 디자이너도 만들어낼 수 없는 아름다움입니다.
교회에 남아 있던 낡은 예배당 의자들도 버리지 않았습니다. 이 의자들을 식탁 의자로 재활용하여 공간 곳곳에 배치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초우스만의 독보적인 분위기를 완성하는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또한 벽 한쪽에는 대형 붙박이 책장을 설치해 웅장한 공간감을 더했습니다.
교회가 가진 128년의 역사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 새로운 삶을 덧입히는 것. 그것이 초우스가 특별한 이유입니다.
놀랍도록 저렴한 생활비
뉴욕에서의 삶과 비교했을 때 가장 극적인 차이는 역시 생활비입니다. 교회 본관과 목사관 주택을 합산한 월 유틸리티 비용이 단 256달러에 불과합니다. 뉴욕 맨해튼의 원룸 월세가 3,000달러를 훌쩍 넘는 것을 감안하면, 이 숫자가 얼마나 놀라운지 실감이 납니다.
난방은 펠릿 스토브(Pellet Stove)를 활용합니다. 펠릿 스토브는 목재 펠릿을 연료로 사용하는 난방 기기로, 미국 중서부 지역에서는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난방 수단으로 널리 쓰입니다. 미시간의 추운 겨울을 나는 데도 유틸리티 비용을 낮게 유지할 수 있는 비결 중 하나입니다.
다음 목표 — 목사관을 베드 앤 브렉퍼스트로
교회 본관 리모델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휘트니의 시선은 이제 옆 건물인 목사관 주택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계획은 이 목사관을 베드 앤 브렉퍼스트(B&B)로 개조해 운영하는 것입니다. 독특한 역사를 가진 공간을 숙박 시설로 활용한다면, 분명 여행자들의 큰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입니다.
초우스 프로젝트는 단순히 집 한 채를 고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대도시의 삶을 과감히 내려놓고, 오랜 시간 저축하고, 직접 땀 흘려 공간을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실험입니다. 그리고 그 실험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건네는 메시지
휘트니의 이야기는 '저렴하게 집을 사는 법'에 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자신이 원하는 삶의 모습을 명확히 그리고, 그것을 위해 수년간 준비하며, 두려움을 감수하고 실행에 옮기는 용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4만 5천 달러라는 숫자는 시작점일 뿐, 그 뒤에는 수천 시간의 노동과 수년간의 인내가 있었습니다.
완벽한 조건을 기다리기보다, 지금 가진 것으로 시작하는 것. 초우스는 그 가능성을 가장 극적인 방식으로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87탄] 4만 5천 달러짜리 폐교회가 꿈의 집이 되기까지](https://i.ytimg.com/vi/u9KB8U9r_Wg/maxresdefault.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