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딱 7주만 문을 엽니다. 그런데 그 7주 동안 벌어들이는 돈이 무려 200만 달러(약 27억 원)가 넘습니다. 뉴욕 주 클라렌스(Clarence)에 위치한 '더 그레이트 펌킨 팜(The Great Pumpkin Farm)'의 이야기입니다. 처음 들으면 믿기 어렵지만, 이 농장은 매년 1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는 미국 동부의 대표적인 가을 명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버려진 소 농장에서 시작된 꿈
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은 1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켈리 슐츠(Kelly Schultz)는 당시 뉴욕 클라렌스에 방치되어 있던 낡은 소 농장을 65만 달러에 매입했습니다. 300에이커(약 121만 평)에 달하는 광활한 부지였지만,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던 땅이었습니다. 켈리는 이 땅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았고, 3년의 준비 끝에 1996년 드디어 호박 농장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순탄하지는 않았습니다. 주변 사람들 대부분이 그의 아이디어를 비웃었습니다. '호박 농장으로 돈을 번다고? 그게 말이 되냐'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켈리는 남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배우고 실행하는 것을 반복했고, 결국 그 웃음을 성공으로 되받아쳤습니다.
개장 첫해, 세계의 이목을 끈 기발한 한 수
1996년 개장 첫해, 켈리는 단순히 호박을 파는 것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는 '세계 호박 무게 측정 대회(World Pumpkin Weigh-Off)'를 농장으로 유치했습니다. 파격적인 상금도 내걸었는데, 무게가 1,000파운드(약 453kg)를 넘는 호박을 키워 오면 무려 5만 달러의 상금을 주겠다고 선언한 것입니다. 이 이벤트는 단숨에 국제적인 화제가 되었고, 첫해부터 농장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모두가 저를 비웃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냥 배우고, 또 실행했습니다. 그게 전부였습니다." — 켈리 슐츠
7주 운영, 연 200만 달러 — 숫자로 보는 농장의 규모
더 그레이트 펌킨 팜은 매년 9월 중순부터 10월 31일 할로윈 당일까지만 운영됩니다. 달력으로 따지면 채 7주가 되지 않는 짧은 기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5년 기준 총수익은 201만 8,692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연중 내내 영업하는 많은 사업체들도 이 숫자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계절 비즈니스의 폭발적인 가능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방문객 수도 압도적입니다. 매년 10만 명 이상이 이 농장을 찾습니다. 성수기에는 약 100명의 직원이 농장 운영을 위해 고용되며, 전체 300에이커 부지 중 실제로 활용하는 면적은 75에이커 정도입니다. 나머지 부지는 향후 확장을 위한 여유 공간으로 남겨두고 있습니다.
입장료 구조: 주중엔 무료, 주말엔 20달러
더 그레이트 펌킨 팜의 입장료 정책은 꽤 독특합니다. 평일(주중)에는 입장료가 무료입니다. 반면 주말에는 1인당 20달러의 입장료를 받습니다. 이 전략은 주중에도 꾸준한 방문객을 유도하면서, 수요가 집중되는 주말에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수익을 극대화하는 영리한 방식입니다.
입장료 외에도 농장 안에서 다양한 유료 체험과 먹거리, 기념품 판매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객단가는 입장료 이상으로 높아집니다. 방문객 한 명이 농장에서 쓰는 평균 금액을 생각하면, 단순 입장료 수익만으로 200만 달러를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볼거리, 즐길 거리 — 단순한 농장이 아닙니다
더 그레이트 펌킨 팜이 단순히 호박을 파는 곳이었다면 이 정도의 성공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켈리는 농장을 하나의 테마파크처럼 구성했습니다. 호박을 실제로 대포처럼 발사하는 '호박 대포(Pumpkin Cannon)', 너른 들판을 달리는 트랙터 타기, 어린이들이 환호하는 카니발 놀이기구, 그리고 아이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거대한 미끄럼틀까지 — 가족 단위 방문객이 하루 종일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가득 차 있습니다.
가을 특유의 분위기와 결합된 이 다양한 체험들은 SNS 시대에 자연스럽게 입소문을 타기 좋은 구성입니다. 방문객들이 직접 사진을 찍고 공유하면서 별도의 광고 없이도 홍보가 이루어지는 구조입니다. 켈리가 처음부터 이 모든 것을 계획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결과적으로 매우 현명한 콘텐츠 전략이 된 셈입니다.
호박은 어디서 올까? 지역 농부들과의 상생 구조
농장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판매하는 호박 전부를 직접 재배하지는 않습니다. 농장에서 일부 호박을 직접 키우기도 하지만, 대량으로 필요한 물량은 지역 농부들과 계약을 맺어 조달합니다. 이 방식은 농장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공급을 보장받을 수 있고, 지역 농부들 입장에서는 확실한 판로를 확보할 수 있어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구조입니다.
단순히 호박을 파는 농장이 아니라, 지역 농업 생태계와 함께 성장하는 커뮤니티 비즈니스입니다.
수익은 다시 농장으로 — 재투자의 철학
켈리 슐츠의 경영 철학 중 눈에 띄는 부분은 수익의 대부분을 농장에 재투자한다는 점입니다. 단기적인 이익을 극대화하기보다는 농장의 시설과 콘텐츠를 꾸준히 업그레이드하는 데 집중해 왔습니다. 덕분에 매년 방문객들은 새로운 즐길 거리를 기대하며 농장을 다시 찾게 되고, 이것이 충성 고객층 형성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재투자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순이익을 줄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농장의 브랜드 가치와 방문객 경험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냅니다. 스몰비즈니스가 오래 살아남는 비결 중 하나를 여기서 찾을 수 있습니다.
3대가 함께 — 진짜 가족 사업의 모습
더 그레이트 펌킨 팜은 켈리 혼자만의 사업이 아닙니다. 현재는 그의 아들과 손자들까지 함께 참여하는 명실상부한 가족 사업으로 성장했습니다. 3대가 함께 농장을 운영하면서 켈리가 처음 품었던 꿈과 가치가 다음 세대로 자연스럽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수익 창출을 넘어 가족의 유산이 되어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앞으로의 계획 — 연중 운영을 향해
켈리는 현재의 계절 운영에 만족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는 농장을 연중 운영할 수 있는 형태로 확장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 활용하지 않은 부지가 충분히 남아 있는 만큼, 봄·여름 시즌에도 방문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다음 목표입니다. 만약 이 계획이 실현된다면, 농장의 연간 수익은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
더 그레이트 펌킨 팜의 성공은 단순히 '호박으로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남들이 비웃는 아이디어를 믿고, 철저히 준비하고, 경험을 콘텐츠로 만들고,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며, 수익을 다시 사업에 돌려 꾸준히 발전시킨 결과입니다. 7주라는 짧은 시간 안에 200만 달러를 버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보다, 그 뒤에 쌓인 수십 년의 노력과 철학이 더 인상적입니다.
좋은 아이디어는 비웃음을 먹고 자랍니다. 켈리 슐츠의 호박 농장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91탄] 7주 만에 200만 달러? 호박 농장으로 인생 역전한 남자](https://i.ytimg.com/vi/rBZh6rh6lf0/maxresdefault.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