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창고 유닛(Storage Unit) 경매는 꽤 오래된 문화입니다. 임대료를 내지 못해 버려진 창고 유닛의 내용물을 통째로 경매에 부치는 방식인데, 무엇이 들어 있는지 전혀 모른 채 입찰해야 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보물찾기'와도 같습니다. 바로 이 사업으로 18세 청소년 마이클 해스켈이 2025년 한 해 동안 무려 134,934달러(약 1억 8천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시작은 TV 프로그램 한 편이었습니다
마이클이 이 사업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미국의 유명 리얼리티 프로그램 'Storage Wars'였습니다. 버려진 창고 유닛을 두고 바이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2024년 초, 그는 처음으로 온라인 경매에서 단돈 10달러에 창고 유닛 하나를 낙찰받으며 사업의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
"첫 유닛은 10달러였어요. 잃어도 10달러니까 두렵지 않았습니다. 그게 시작이었죠."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시작했지만, 유닛 안에서 예상치 못한 물건들이 나오면서 사업 가능성을 직감했습니다. 이후 마이클은 사업체 이름을 'Mike's Unique Treasures'로 짓고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유닛을 찾고 구매하나요?
마이클이 주로 활용하는 플랫폼은 StorageTreasures.com입니다. 이 사이트는 미국 전역의 창고 유닛 경매 정보를 한데 모아 온라인으로 입찰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입니다. 현장에 직접 가지 않아도 사진과 기본 정보를 보고 입찰할 수 있어, 10대인 마이클도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유닛을 고를 때 그는 단순히 저렴한 유닛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고가품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먼저 조사합니다. 예를 들어 부유층 거주 지역 근처의 창고 시설이라면 고급 가구, 예술품, 명품 등이 나올 확률이 높다는 논리입니다. 이처럼 입찰 전 지역 분석을 철저히 하는 것이 그만의 핵심 전략 중 하나입니다.
집 차고와 지하실이 사업 거점입니다
마이클은 별도의 사무실이나 창고를 임대하지 않습니다. 어머니의 차고와 지하실을 사업 공간으로 활용하여 고정 비용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낙찰받은 유닛의 물건들을 이곳으로 옮겨 분류하고, 상태를 확인한 뒤 재판매 채널에 올리는 방식입니다. 초기 창업자에게 이상적인 '린(Lean) 운영 방식'을 자연스럽게 실천하고 있는 셈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현재 마이클의 집 안 물건 중 약 30%가 창고 유닛에서 나온 것들이라는 사실입니다. 사업을 하면서 물건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달라졌고, 일상 속 모든 물건에서 가치를 발견하는 눈이 생겼다고 합니다.
2025년 매출 성적표: 숫자로 보는 사업 현황
마이클의 2025년 사업 실적은 놀랍습니다. 총 매출은 134,934달러이며, 이 중 eBay를 통한 판매가 97,434달러, 경매 판매가 37,500달러를 차지했습니다. 2025년 한 해 동안 총 36개의 창고 유닛을 구매했으며, EBIT(이자·세금 차감 전 영업이익)는 82,374달러로 수익률이 약 61%에 달합니다.
2025년 총 매출 $134,934 | eBay 판매 $97,434 | 경매 판매 $37,500 | EBIT $82,374 | 수익률 약 61%
36개 유닛을 구매해 61%의 마진을 유지했다는 것은 단순한 운이 아닙니다. 입찰 전 철저한 사전 조사와 판매 채널 다양화, 그리고 고정 비용 최소화가 함께 맞물린 결과입니다. 특히 eBay라는 글로벌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전국, 나아가 전 세계 바이어에게 판매할 수 있었던 것이 높은 매출의 원동력이었습니다.
AI 프로그램으로 유명인의 유닛을 찾아냅니다
마이클의 가장 독특한 전략은 바로 직접 개발한 AI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유명인이나 수집가, 예술 관련 인물들의 이름과 창고 유닛 경매 데이터를 교차 분석하여 고가품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유닛을 찾아내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단순한 감이나 경험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와 기술을 접목한 것입니다.
이 AI 프로그램의 효과는 실제로 입증되었습니다. 마이클은 이를 통해 뉴욕의 유명 미술상 앤드류 크리스포(Andrew Crispo)의 창고 유닛을 찾아냈고, 그 안에서 초현실주의 거장 Man Ray의 그림과 미국 근대 화가 Walt Kuhn의 스케치 6점을 발견했습니다. Man Ray의 그림은 22,000달러에, Walt Kuhn의 스케치 6점은 14,000달러에 판매되었습니다.
"Man Ray 그림 한 점이 2만 2천 달러였습니다. 창고 유닛 하나에서 나온 물건이요."
번 돈은 어떻게 관리하나요?
마이클은 사업으로 번 수익을 증권 계좌에 투자하며 자산을 불려나가고 있습니다. 단순히 돈을 쓰는 것이 아니라, 10대 시절부터 투자와 자산 관리를 함께 실천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사업 수익을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미 갖추고 있는 셈입니다.
마이클은 에모리 대학교(Emory University)에서 경제학을 전공할 계획입니다. 대학 진학 이후에도 사업을 계속 이어가면서, 장기적으로는 창고 시설 직접 건설·운영이나 주택 리모델링 사업으로의 확장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창고 유닛 사업에서 쌓은 물건 감별 안목과 시장 분석 능력이 다른 사업 분야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엿보입니다.
이 사업, 누구나 시작할 수 있을까요?
창고 유닛 재판매 사업의 가장 큰 매력은 초기 투자금이 매우 낮다는 점입니다. 마이클의 경우 첫 유닛을 단 10달러에 구매했고, 별도의 공간 임대 없이 가족의 공간을 활용했습니다. StorageTreasures.com 같은 온라인 플랫폼 덕분에 현장 방문 없이도 경매에 참여할 수 있어 진입 장벽이 낮은 편입니다.
물론 모든 유닛이 수익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닙니다. 내용물을 미리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손해를 보는 경우도 분명히 있습니다. 마이클처럼 지역 분석, AI 활용, 판매 채널 다양화 등 체계적인 전략을 갖추지 않으면 단순한 도박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이 사업에서 성패를 가르는 것은 '운'이 아니라 '준비'라는 점을 마이클의 사례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치며: 10달러가 1억 8천만 원이 되기까지
18세 마이클 해스켈의 이야기는 단순한 '대박 성공담'이 아닙니다. TV 프로그램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10달러로 첫 발을 내딛고, 데이터와 기술을 접목하며, 수익을 다시 투자로 연결하는 일련의 과정은 나이와 무관하게 누구나 배울 수 있는 사업의 기본기를 담고 있습니다. 창고 유닛이라는 낯선 소재 안에 사실은 매우 보편적인 창업의 원칙이 담겨 있는 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