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박차고 나와 소지품을 모두 팔고, 단돈 2,000달러짜리 중고 밴 한 대를 구입한 남자가 있습니다. 그 밴이 그의 집이자 사무실이자 창업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제레미 밴맨(Jeremy Vanman)의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연 매출 500만 달러를 넘는 자연주의 위생용품 브랜드 '밴맨(Vanman)'의 창업자이지만, 시작은 정말 아무것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밴 한 대, 2,000달러, 그리고 천연 치약 파우더
제레미가 처음부터 치약 사업을 목표로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밴 생활을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중에 파는 화학 성분 가득한 위생용품에 의문을 품게 되었고, 직접 천연 재료로 치약 파우더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본인이 쓰려고 만든 것이었지만, 그 과정을 트위터에 공유하면서 예상치 못한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트위터에 올린 제작 과정 게시물은 잠재 고객들의 관심을 끌었고, 팔로워들이 '나도 사고 싶다'는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제레미는 이 신호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제품을 정식으로 출시하기 전부터 이미 수요를 확인한 셈이었으니, 사실상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시장 검증이었습니다.
런칭 첫 한 시간, 수백 달러가 들어왔습니다
정식 런칭 후 첫 한 시간 만에 수백 달러의 매출이 발생했습니다. 광고 한 번 제대로 집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거둔 성과였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쌓아온 팔로워들이 곧바로 구매로 이어진 것입니다. 첫 달 매출은 5,000달러를 기록했고, 이후 24,000달러까지 빠르게 올라갔습니다.
성장세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월 매출은 꾸준히 우상향하여 최고 월 매출 160만 달러(약 21억 원)를 찍었고, 2023년 한 해 동안 총 50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현재는 하루 평균 500~600건의 주문을 소화하고 있으며, 고객 재구매율은 약 40%에 달합니다.
"월 매출이 5,000달러에서 500,000달러로 오르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핵심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시도한 것이었습니다." — 제레미 밴맨
밈 마케팅: 논란이 곧 광고가 되는 전략
제레미의 마케팅 전략 중 가장 독특한 부분은 바로 '밈 마케팅'입니다. 그는 시사 이슈나 화제의 사건을 재치 있게 비틀어 밈으로 만들고, 이를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에 올립니다. 때로는 도발적이고 논쟁을 유발하는 콘텐츠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논란이 생길수록 댓글과 공유가 늘어나고, 그 트래픽이 자연스럽게 제품 판매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이 전략의 핵심은 '참여율'입니다. 단순히 제품을 보여주는 광고보다, 사람들이 반응하고 싶어지는 콘텐츠가 훨씬 더 많은 노출을 만들어냅니다. 제레미는 알고리즘을 이용해 유료 광고 없이도 높은 도달률을 확보하는 방법을 터득한 것입니다. 실제로 그의 소셜 미디어 계정은 자연주의 라이프스타일에 관심 있는 수십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베스트셀러는 치약이 아닙니다 — 탈로우 & 허니 밤 이야기
처음 사업을 알린 것은 천연 치약 파우더였지만, 현재 밴맨의 베스트셀러는 '탈로우 & 허니 밤(Tallow & Honey Balm)'입니다. 소의 지방(탈로우)과 꿀을 주원료로 만든 이 제품은 보습 밤으로 활용할 수 있어 자연주의 뷰티에 관심 있는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화학 성분을 최소화하고 동물성 천연 원료를 사용한다는 점이 브랜드 정체성과도 잘 맞아떨어집니다.
치약 파우더는 여전히 브랜드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제품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두 제품 모두 재구매율이 높아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어주는 핵심 라인업입니다. 제레미는 고객이 한 번 경험하면 다시 돌아온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으며, 실제 재구매율 40%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제품 라인 확장으로 평균 주문 금액을 높이다
초기에는 치약 파우더 단일 제품으로 시작했지만, 현재 밴맨의 제품 라인은 탈로우 & 허니 밤, 데오드란트, 구강청결제, 헤어 오일까지 확장되었습니다. 제품 수를 늘린 이유는 단순합니다. 한 번 방문한 고객이 여러 제품을 함께 구매하게 되면 평균 주문 금액(AOV, Average Order Value)이 올라가고, 그만큼 마케팅 비용 대비 수익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제레미는 제품 개발과 배송을 모두 직접 진행하고 있습니다. 외주나 대형 제조사에 의존하지 않고 품질을 직접 관리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초기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브랜드의 진정성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곧 비누 라인도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고객 서비스와 소통, 그것이 재구매율 40%의 비결
제레미가 특히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고객 서비스입니다. 문제가 생긴 고객에게 신속하게 응대하고, 불만을 가진 고객도 팬으로 만드는 것이 장기적인 사업의 핵심이라고 말합니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의 관계를 쌓는다는 철학입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한 지속적인 소통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는 팔로워들의 댓글과 반응을 꼼꼼히 살피며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합니다. 이렇게 수집된 인사이트가 새로운 제품 개발이나 마케팅 방향에 반영됩니다. 고객의 목소리가 곧 사업의 나침반이 되는 셈입니다.
"고객이 불만을 가지고 떠나게 두지 마세요. 한 명의 불만족한 고객을 붙잡는 것이 열 명의 새 고객을 유치하는 것보다 훨씬 쉽습니다."
밴맨의 궁극적인 비전 — 소와 들소를 직접 키우겠습니다
제레미의 장기 비전은 단순한 위생용품 브랜드를 넘어섭니다. 그는 자체적으로 소와 들소를 사육하여 우유와 고기 같은 식품을 직접 생산하고, 이를 합리적인 가격에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자연주의 라이프스타일을 제품 하나가 아니라 식탁까지 연결하겠다는 큰 그림입니다.
이 비전은 단순한 꿈이 아니라 브랜드 정체성의 연장선입니다. 화학 성분 없는 위생용품을 만드는 것처럼, 첨가물 없는 자연 식품을 직접 생산해 공급하겠다는 일관된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밴 한 대에서 시작한 사람이 농장까지 꿈꾸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고, 동시에 설득력 있게 느껴집니다.
창업을 꿈꾼다면? 제레미의 현실적인 조언
제레미는 창업을 꿈꾸는 분들에게 세 가지를 강조합니다. 첫째, Etsy처럼 이미 트래픽이 모여 있는 플랫폼에서 먼저 시작하세요. 처음부터 독립 쇼핑몰을 만들어 고객을 직접 유치하려고 하면 너무 많은 에너지가 분산됩니다. 둘째, 광고로 제품 아이디어를 먼저 테스트하세요. 소액의 광고비를 써서 시장 반응을 확인한 뒤 본격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훨씬 현명합니다.
셋째,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제레미 스스로도 처음부터 모든 것이 순탄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밴에서 생활하며 제품을 만들고, 트위터에 올리고, 포장하고 배송하는 모든 과정을 혼자 해냈습니다. 그 과정에서 포기하지 않았기에 지금의 자리에 있을 수 있었습니다. 시작이 초라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계속 나아가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