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지 사업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셰이다 프로스트와 팀 아모이 부부의 말입니다. 셰이다는 영화 업계에서, 팀은 위기 관리 홍보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고 있었는데요. 어느 날 갑자기 셰이다 아버지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3대째 운영해온 묘지 사업을 이어받을 사람이 필요하다고요.
"그냥 팔아버려" — 처음엔 다들 그렇게 말했다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매각을 권유했습니다. 묘지 사업이라니, 젊은 부부가 뛰어들기엔 너무 낯설고 무거운 업종이었으니까요. 부부도 처음엔 그 말을 따를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2023년, 셰이다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단순히 사업을 넘기는 게 아니라, 가족의 유산을 지키는 문제가 됐거든요. 결국 두 사람은 하던 일을 모두 접고 링컨 메모리얼 그룹의 새 주인이 되기로 했습니다.
애틀랜타에 묘지 4곳, 연 매출 600만 달러
링컨 메모리얼 그룹은 애틀랜타에 묘지 4곳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수익은 크게 네 가지에서 나옵니다. 매장 부지 분양, 매장 금고(burial vault), 매장 서비스, 그리고 기념물(묘비 등) 판매입니다. 이 네 가지를 합치면 연간 600만 달러(약 70억 원) 이상의 매출이 나옵니다. 겉으로 보기엔 조용하고 작은 사업처럼 보여도, 숫자는 절대 작지 않습니다.
"묘지는 한 번 팔면 영원히 관리해야 하는 사업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당장의 수익보다 장기적인 운영 구조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요."
100년 된 종이 서류와의 전쟁
사업을 인수하고 가장 먼저 맞닥뜨린 현실은 '디지털화'였습니다. 100년 치 매장 기록이 전부 종이로 쌓여 있었고, 고객 연락처는 롤로덱스(회전식 카드 파일)에 적혀 있었습니다. 요즘 세대는 롤로덱스가 뭔지도 모를 텐데요. 이 방대한 아날로그 자료를 디지털로 옮기는 작업이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오래된 시스템을 바꾸는 건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수십 년간 쌓인 관행을 통째로 바꾸는 일이라 쉽지 않다고 합니다.
수익은 전부 사업에 다시 넣는다
부부는 지금 당장 개인 수익을 챙기지 않습니다. 들어오는 돈은 전부 묘지 관리와 직원 급여로 다시 씁니다. 그리고 매장 부지 판매 금액의 15%는 '영구 관리 기금(Perpetual Care Fund)'으로 따로 적립합니다. 이 기금은 한 번 넣으면 뺄 수 없는 신탁 형태로 운용되는데요, 수십 년 후에도 묘지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도록 미리 재원을 마련해두는 구조입니다. 단기 이익보다 장기 신뢰를 택한 셈입니다.
버려진 묘지도 그냥 못 지나쳐
돈이 되는 일만 하지 않습니다. 부부는 영구 관리 기금도 없이 방치된 묘지 두 곳도 자체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환경 정화 활동을 하는데, 이건 수익이 나는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계속하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그곳에 잠든 사람들도 누군가의 가족이고, 지역사회의 역사이기 때문입니다.
"묘지는 단순한 땅이 아니에요. 지역 공동체의 기억이 담긴 공간입니다. 우리가 지키지 않으면 아무도 지키지 않아요."
가장 뜻밖의 업종에서 찾은 삶의 의미
영화 홍보와 위기 커뮤니케이션이라는 화려한 커리어를 내려놓고 묘지 사업에 뛰어든 이 부부의 이야기는, 단순한 '가업 승계' 스토리가 아닙니다. 낡은 시스템을 바꾸고, 지역사회의 유산을 지키고, 수익 구조를 새롭게 설계하는 과정 — 이게 바로 스몰비즈니스의 진짜 모습 아닐까요. 업종이 뭐든, 진심으로 임하면 결국 숫자도 따라온다는 걸 이 부부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